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주던 친구들
옛날 90년대 주공아파트
아파트 단지 내에는 놀이방, 유치원, 초중고
학교가 있었고, 단지 한가운데에는 상가가 있었다.
편의 시설 및 학교가 단지 안이라서 굳이 밖으로
나갈 필요도 없다 보니,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
단지 밖을 돌아다녀 본 것 같다.
그만큼 단지는 정말 컸었고
그때 당시 어린이였던 나에게는 더욱더 컸었다.
학교를 파하고 그다음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대문 앞에서 코를 킁킁 거리는 강아지 3마리
평상시에 이러한 광경을 자주 봐왔으므로
어떻게 들어가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은 유독 긴장을 많이 했는지
한순간의 실수로 3마리의 강아지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한 마리는 잡으려고 하면 도망가고
안 잡으려고 하면 다시 나한테 오고
마치 내가 어리다는 걸 알고, 약 올리는 것 같았다.
지금은 주차장이 지하로 내려가 있어
안전했지만,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기에
상당히 불안하고 걱정되었다.
끝내 나는 울음을 터트리면서 강아지를
쫓아갔다. 이제 강아지들은 내 시야에 보이지도
않았고, 나는 계속 울기만 했다.
그때 마침
동네 바보형제 두 명이 나에게 아는 척을 하며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다.
나는 자초지종을 말하였고
이를 듣던 바보형제들은 우리가 찾아준다며
동네방네 소리를 지르고 다녔다.
이 동네 바보 형제 덕분에, 강아지를 찾으려고
나선 애들은 30명이 넘어갔고, 그렇게 결국
강아지 세 마리를 찾는 데 성공했다.
바보형재 두 명이서 헤헤 웃으며, 찾았다고
손을 흔들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이 난다.
바보만큼 순수했던 형제, 그리고 나머지 친구들
잘 지내고 있을까?